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세월호 추모글' 패러디 논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글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정용진은 지난 26일, 28일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글귀를 이용해 음식 평을 남겼습니다.
각각 우럭 요리와 랍스터 요리였는데
우럭 요리에는 "잘가라 우럭아~ 니가 정말 우럭의 자존심을 살렸다 미안하다 고맙다"
랍스터 요리에는 "가재야 잘가라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평을 남겼습니다.
이 문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2017년 3월 10일,
진도 팽목항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에서
문재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대통령이 남긴 추모 문구입니다.
당시 이 추모문구를 놓고
'아이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는데, 뭐가 고맙다는 거냐'는 거센 비판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문재인 캠프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미안한 것은 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살려내지 못한 이유이고,
고마운 것은 아이들의 가슴 아픈 죽음이 우리 사회가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을
새로 깨닫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뜬금없는 고맙다는 말의 뉘앙스때문에 비판들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의 음식 감상평을 놓고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정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꼬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였습니다.
또한 정치적 논란이 있을 수도 있는 문구를 쓴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또한 일베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조롱할 때 이 추모글을 인용하는 경구가 흔하다는 점,
정 부회장이 일부 극우 인사들과 SNS 팔로우를 한 점을 들며 비판했습니다.
반면에 "과대 해석이다, 지나친 억측이다,
개인의 SNS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보지말라" 등의 반응도 있었습니다.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거세지자 정용진 부회장은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내용의 일부를 수정했습니다.
정 부회장은 다른 기업 총수들과 달리 SNS를 자주 사용하여,
일명 SNS 경영을 그의 트레이드 마크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는 SNS를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민원을 직접 해결해주는 등 모습을 보여
'신세계의 실질적 홍보팀장'이라는 애칭도 받았습니다.
또한 가족과의 소소한 사생활들을 공개하여
다른 재벌과 달리 친근한 모습을 보여서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잦은 SNS 활동이 논란이 된적도 많았습니다.
- 2010년 나우콤의 문용식 대표와 트위터 논쟁으로 '이마트 에브리데이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인적
- 출장길에서 "삼성 갤럭시s 휴대폰을 들고 나갔다가 로밍이 안돼서 고생했다"라는 트윗으로 신세계와 돈독한 관계인 삼성전자를 망신줬다는 논란
- 한 식당의 여 종업원과 찍은 사진에서 "몸도 왜소해 보이고 목도 길어보이고 ㅎㅎ 여기 서비스 최고임"이라는 글귀를 올려 불거진 여성 외모 비하논란
- 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사태 상황을 유머소재로 사용했다는점
- 영화관에서 영화 관람 도중 스크린을 찍은 사진을 올린점
- 그리고 21년 5월 25일 오픈한 '조선팰리스 강남'호텔의 중식당에서 샥스핀요리를 올렸다는점.(잔인한 어획 방식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퇴출되고있는 음식)
등이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저 문구를 썼을 때,
저는 깜짝 놀라지 않을수 없었어요.
아이들과 여러 사람들이 죽은 사고였는데, 고맙다?
물론 해명입장을 보면 뭐가 고맙다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추모글에 쓸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을 추모하고 애도하는 자리에서, 고맙다라니...
아이들의 죽음을 이용하는 것 같잖아요.
마치 세월호 사건으로 박근혜가 탄핵되고,
문재인대통령과 민주당 세력이 막강해진 것을 가지고
고맙다고 하는 것 같아서, 정말 기분이 언짢았어요.
정용진 부회장이 인스타에서 게시물을 올린 것을 보았을 때
아차 싶더라구요.
굳이? 긁어 부스럼일텐데...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맞습니다.
저도 과대 해석이고, 개인의 SNS를 정치적으로 보고싶진 않아요.
하지만 정용진 부회장은 SNS로 소통을 하는 기업총수로 유명한 사람이에요.
젊은이들과 거침없이 소통을 하는 모습을 보고,
정용진 부회장과 일론 머스크가 참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SNS로 다양한 계층들과 소통하며 영향력을 행사하잖아요.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사람의 SNS는 단순히 개인 일기장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SNS 한 게시물이 TV보다 더한 파급력을 가질 때도 많다고 생각해요.
정 부회장의 적극적인 SNS 활동은
소비자들과의 소통에 매우 좋은 채널이 되기도 하겠지만,
자칫하면 좋지 않은 이미지를 기업에 심어줄 수도 있어요.
SNS 소통은 양날의 검인만큼
긍정적인 면으로만 잘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못난이 감자 30톤 구매'때 처럼 말이에요.